의학전문기자인 내가 등골이 오싹해지는 질병이 있다. 바로 당뇨다. 현재 500만여명이 앓고 있다. 해마다 50만명씩 환자가 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 국민 4명중 1명이 당뇨를 앓게 될지 모른다는 보고도 있다. 당뇨대란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다.
당뇨의 진단은 혈액검사로 이뤄진다. 공복시(식후 8시간 금식) 혈당이 126㎎/㎗를 넘어가거나 하루중 언제라도 식사와 상관없이 200㎎/㎗ 이상이면 당뇨다. 혈당은 음식을 먹고 소화시켜 만들어낸 영양소이자 에너지원이다. 결코 독극물이나 유해물질이 아니다. 그런데 왜 핏속 포도당이 많은 것이 문제가 될까?
이유는 포도당이 혈관 속에선 흘러넘치지만 정작 포도당을 필요로 하는 인체 장기의 세포들은 굶주림으로 허덕이기 때문이다. 즉 고속도로(혈관)에 짐(포도당)을 실은 차량은 가득한데 톨게이트(인슐린)가 막혀 집집(세포)마다 배달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되면 도로는 차량끼리 뒤엉켜 정체가 심해지거나 각종 사고를 유발하게 되며 이것이 바로 혈관의 염증이란 당뇨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이때 톨게이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잘 분비되면 톨게이트가 활짝 열리면서 혈관 속의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신속하게 옮겨진다. 세포는 힘을 내고 혈관은 깨끗해진다. 알다시피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 내로 밀어넣어 혈당을 떨어뜨리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생활습관으로 칼로리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체내 쌓이게 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탈진에 빠지게 되며 이것이 의학적으로 당뇨다.
당뇨는 가랑비에 옷이 젖는 병이다. 처음 10년 정도는 증세가 없다. 그러나 한번 합병증이 발생하면 둑이 무너지듯 머리에서 발끝까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몸이 망가진다.
급증하는 당뇨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가장 최근에 받았던 혈액검사 결과지를 꺼내 보자. 여러분의 공복 혈당은 100㎎/㎗ 미만이라야 안심할 수 있다. 100~125㎎/㎗면 비록 당뇨는 아니지만 언제든 당뇨가 될 수 있는 고위험군이다. 현재 당뇨환자가 아니라도 평소 공복 혈당을 100㎎/㎗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이미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라면 혈당 이외 당화 혈색소 수치도 신경써야 한다. 당화 혈색소란 적혈구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인 혈색소(헤모글로빈)와 핏 속 포도당이 결합된 물질이다. 당화 혈색소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과거 2~3개월 동안의 평균 공복혈당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화 혈색소가 6%인 사람은 이 기간 평균 공복혈당이 135mg/㎗ 정도로 유지됐다는 뜻이다. 합병증 예방을 위해선 최소한 6.5% 이내로 유지할 것이 권유된다. 당화 혈색소를 1% 포인트만 낮춰도 각종 합병증으로 인한 당뇨 사망률을 20% 가량 줄일 수 있다.
혈당이든 당화 혈색소든 어떻게 떨어뜨릴 수 있을까? 나는 두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뱃살을 빼야 한다.
뱃살은 혈관이란 고속도로의 톨게이트를 봉쇄하는 깡패 역할을 한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분비해도 뱃살이 많으면 기진맥진 제 역할을 못한다. 전문용어론 인슐린 저항성이라 한다. 복부비만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게다가 복부비만은 혈관의 염증을 높히며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이것이 의학적으로 당뇨 합병증이다. 뱃살빼기엔 걷기나 등산 등 장시간 저강도 운동이 좋다.
둘째, 근육을 키워야한다.
팔과 다리의 근육은 막힌 톨게이트를 대신할 수 있는 우회도로 역할을 한다. 핏속의 포도당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단백질을 섭취하고 덤벨들기나 계단오르기 등 팔과 다리의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처음 당뇨진단을 받고 실망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당뇨의 조짐을 일찍 발견하는 것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생활습관의 대대적 개선을 통해 오히려 무병장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란 사실을 꼭 기억하자.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자료출처 : 비온뒤 2015-09-24
aftertherain.kr/commentary/?work=view&idx=8067&cate=20a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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