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포모증후군’에 의해 무리한 투자? 소외될까 두려워 ‘영끌’ 베팅..단타노리는 투자..바른 투자 습관을 갖기 위한 본인 의지가 매우 중요
코인 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포모증후군’에 의해 무리한 투자를 단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인 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조바심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변에서 몇 시간 만에 거액을 벌었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만 수익을 보지 못할까 우려돼 사전 지식 없이 거액을 ‘베팅’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포모증후군’에 의한 위험한 투자가 계속될 경우, 경제적 피해는 물론, 도박 중독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만 놓칠 수 없지’… 소외될까 두려워 ‘영끌’ 베팅
‘포모증후군’이란 무리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지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현상으로, ‘fear of missing out(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과도한 SNS 사용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거짓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주로 사용해왔으며, 기업에서는 이를 제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최근 주식이나 코인 열풍에 합류하는 초보 투자자들에게도 잘 나타난다. SNS나 미디어, 또는 입소문을 통해 누군가 주식·코인으로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을 들은 후, ‘더 늦으면 나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무리해서 투자에 뛰어들게 된다. 초보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없는 돈을 긁어모아 투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투자 역시 이 같은 심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소위 ‘간판주’에 초보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포모증후군’은 다들 큰 흐름을 따라가는 상황에서 자신만 흐름을 놓칠까 우려하는 것으로, 정보가 없을수록 불안감이 생기고 가상의 결과에 의지해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부분적인 상황을 전체적인 상황처럼 받아들이는 투자자들 역시 넓은 범위에서 포모증후군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사회적인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디지털 경제는 계속해서 활성화되고,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 또한 쉽게 따라갈 수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시대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존 노력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루틴과 기본의 중요성은 떨어지고 운이나 촉처럼 불확실한 것들이 강력한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동안 월급을 받아 예·적금 위주로 돈을 모아왔다면, 이보다 빨리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 코인이나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이해국 교수는 “기존 루틴대로 돈을 버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임에도, 한계가 있고 뒤처진다고 생각해 도박성으로 투자에 뛰어들게 된다”며 “투자를 통한 일확천금을 강조하는 디지털 매체들도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타노리는 투자… 내성 생기면 작은 수익에도 만족 못해
초보 투자자가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즉 조바심에 무리해서 투자할 경우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심리적인 여유가 없는 만큼, 투자 전 종목·시장에 대한 공부와 안전성·자금상황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소문에 의지해 단기간에 의사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일수록 단기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이 같은 투자 성향을 보이기 쉽다. 전문가들이 투자, 특히 코인 투자를 두고 도박에 빗대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365일 24시간 동안 초단위로 수익률이 변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들이 단타를 노리고 뛰어들기 쉽다. 그러나 이는 경제적 손실, 나아가 중독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해국 교수는 “도박처럼 단타에 의지한 투자를 지속할 경우, 어렵게 모은 돈을 투자했음에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보상을 얻더라도 점차 내성이 생겨 큰 보상에만 반응하고, 현실에는 괴리감을 느껴 소소한 행복이나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현상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유튜브나 커뮤니티를 통해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배운 일부 청소년,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포모증후군이 심심찮게 감지된다. ‘노력과 보상’이라는 개념 자체를 학습하지 못하면서, 미래 만족을 위해 현재 만족을 지연시키기보다 즉각적 만족이나 이득을 추구하고 빠지게 되는 것이다.
냉정함 기르고 충분히 고민·공부해야
포모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 주변 협조와 함께 올바른 투자 습관을 갖기 위한 본인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중독성과 조바심을 떨쳐내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초보 투자자라면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기보다 주식 시장과 종목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SNS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 시간을 정해두는 것처럼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해국 교수는 “혼자 개선하기 어렵다면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과 그룹을 만들어 함께 해보는 것도 좋다”며 “이렇게 일정 기간 해보면, 조바심에 쫓겨 투자했을 때보다 손실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jjb@chosun.com
자료출처 : 조선일보 헬스조선 2021-04-07
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07/20210407020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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