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떨어져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고 수분과 전해질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성인 10명중 1명은 만성신장질환자일 정도로 최근 신장질환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콩팥은 90% 가까이 기능이 떨어져도 특별한 증상이 없기에 더욱 위험하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라도 무심코 흘려버려서는 안되는 것이다. 유경돈 울산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함께 신장질환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당뇨병·고혈압,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수도
신장은 복막 뒤에 위치하며 어른 주먹 크기로 등 양쪽에 1개씩, 총 2개가 있다. 신장은 혈액 중에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노폐물을 걸러 내지 못해 우리 몸에 독소가 쌓이게 되고, 이 때문에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신장에 문제가 있다면 밤에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이 탁하고 거품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눈 주위나 손발이 부어 오르고,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입맛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몸 전체가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유경돈 울산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당뇨병은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드는데, 이 때문에 각종 노폐물들이 모세혈관에 쌓이게 된다. 결국 이 노폐물들에 의해 사구체가 손상돼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 혈압이 높으면 콩팥을 이루는 사구체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는데, 이때 혈관벽에 단백질과 지방 등이 쌓이게 되고, 사구체가 손상돼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으로 치료
보통 고혈압일 경우 만성콩팥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저혈압 역시 주의해야 한다.
유 교수는 “저혈압으로 인해 뇌, 심장, 콩팥 등 중요 장기에 혈액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자가혈압 측정이 중요하다. 시중에 자가혈압기가 잘 시판되고 있으므로, 자가혈압을 측정해 의사와 상담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장질환은 혈액과 소변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초기의 만성콩팥병 환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 소변검사로 상태를 평가하며, 혈압, 혈당조절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했을 때에는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
유 교수는 “혈액투석은 인공신장기의 확산과 여과의 원리를 이용해 혈액을 정화해 우리 몸에 보내는 치료법이다. 1주에 3회 병원을 방문해 4시간씩 진행된다. 반면 복막투석은 집에서 혼자서 할 수 있다. 환자의 뱃속에 부드러운 관을 삽입해 이 관을 통해 투석액을 투입하고, 오염된 액을 다시 빼내는 치료법이다. 매일 4회 정도 진행되며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복막염의 위험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인 신장이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싱겁게 먹고, 운동·금연·금주
비만은 만성신부전증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과 당뇨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 3회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을 통해 비만과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금주와 금연도 필수다. 음주와 흡연이 혈압을 상승시켜 신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다.
유 교수는 “만성신장 질환자들의 식습관을 분석해 본 결과, 이들 환자의 1일 소금 섭취량은 권장 섭취량(5g)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과다 섭취한 소금을 몸 밖으로 내보내려면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은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강식인 현미밥이나 채소 위주의 식단 또한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현미밥과 채소에는 식이섬유와 칼륨, 인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보통 체내에서 쓰이고 남은 칼륨과 인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이 칼륨과 인 등을 제때 배출하지 못해 부종과 함께 근육쇠약, 설사, 피로,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고칼륨혈증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 교수는 “신장질환은 한번 발생하면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데다 기능이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증상도 잘 나타나지 않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따라서 생활습관, 음식을 싱겁게 먹기, 주3회 운동하기, 금연·금주하기 등을 통해 신장을 건강하게 지켜 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자료출처 : 경상일보 2020-12-22
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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