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丑) 투어' 언택트 명소들...들어나 봤소, 강릉 소돌마을...잊지마소, 소 기운 품은 경남 거창...전남 해남 달마산의 명물 미황사(美黃寺). 창녕 우포늪 소벌, 이효리의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소띠 해라면, 볼 것 없소. '소(丑) 투어' 한 번 해 보소. 전국에 '소'와 관련이 있는 지명이 무려 731곳. 그중에 강렬한 곳만 꼽았소. 가보면 정말이지 놀랍소. 이 시국에 여행이라니 짜증나소? 오해 마소. 언택트 명소들이니, 안심하고 가보소. 어떻소? 끌리소? 그렇다면 재지 마소. 달려가 보소.
▶▶들어나 봤소, 강릉 소돌마을
강릉시 소돌아들바위공원.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일단 강릉행이다. 소 투어 전에 먼저 찍어야 할 겨울 핫스폿, 해변 두 곳이 있다. 넘버원은 해변가 배경의 버스정류장으로 유명세를 탄 'BTS 촬영지' 향호 해변. 여기가 코로나19 시국에 다시 주목받게 된 건 이날치 밴드 덕. 이날치 밴드가 출연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강릉편에서 소개되면서 랜선 여행지로 재차 주목을 끈 것이다. 향호와 함께 쌍으로 즐겨야 할 겨울 포인트는 영진 해변. 그 유명한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했던 방파제 포인트다.
겨울 명당 두 해변을 찍고 달려가야 할 올해의 소 포인트는 강릉하고도 주문진 북쪽 사이드의 소돌마을. 해안가를 따라 길게 늘어진 마을 모양이 영락없이 여물을 묵고 드러누운 소 모양새다. 오죽하면 포구 이름도 '소돌'로 지었을까. 이 마을이 유명해 진 건 소돌포구의 아들바위 덕이다. 간절함을 담아 이 바위 앞에서 빌면 용왕님이 아들을 점지해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 믿거나 말거나 한 스토리인데, 이게 또 거짓말처럼 먹힌다. 소가(속아) 넘어가는 거다. 이곳 인증샷 포인트는 세 곳. 우선 아들바위 지척에 있는 가수 배호의 '파도' 노래비가 명물이다. 타조 알만 한 크기로 동글한 모양새의 돌빡을 이고 있는 석비인데, 5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그 옛날 트로트 가요가 흘러나온다. '부딪쳐서 깨어지는 물거품만 남기고/가버린 그사람을 못잊어 웁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아들바위로 이어지는 옹벽. 알록달록한 그래피티 장식 벽이 '레트로' 느낌을 자극한다. 넘버스리 포인트가 압권이다. 바로 코끼리바위. 아들바위와 함께 소돌마을 전경을 한눈에 품을 수 있는 전망대를 이고 있는 거대한 바위가 놀랍게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던 마을 주민 한 분이 "세월의 손길에 기묘하게 코끼리 회색빛(코끼리빛)까지 띠고 있다"며 거든다. 뻔한 말장난인데, 또 소가(속아) 넘어가준다.
▶강릉 소돌마을 즐기는 Tip
'범 내려온다'라는 노래로 유명한 이날치 밴드의 강릉편을 따라 촬영지를 찍는 '범투어' 코스가 최선이다. 강릉편 촬영지는 정동진을 포함해 △주문진 △영진 해변 △주문진수산시장 △소돌 아들바위 △임당동 성당 △낙산사 △강릉컬링센터까지 모두 8곳. 잊을 뻔했다. 겨울 먹거리. 생선구이집이 유명하지만 이곳 겨울 먹방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장칼국수'다. 주문과 동시에 면을 삶기 시작하니, 조급함은 버리시길.
▶▶잊지마소, 소 기운 품은 경남 거창
거창 우두산의 Y자 출렁 다리. [사진제공 = 거창군청]
전국에서 소 관련 지명이 가장 많은 곳이 전라남도 강진이다. 강진읍 우두봉을 포함해 소 관련 포인트 204곳이 포진해 있다. 경상도 사이드에서 강진과 견줄 만한 곳이 거창이다.
새해 벽두 여행족들이 강렬한 소의 기운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곳 중 한 곳이 가조면 우두산(해발 1046m)이다. 이백의 시(詩) '산중문답(山中問答)' 속 '별유천지비인간' 구절에서 따와 '별유산'으로까지 불리는 거창의 명산. 산 정상이 절묘하게 소 대가리를 닮아 우두산으로 불린다. 요즘 이곳이 뜬 것은 '출렁다리' 덕이다. '출렁 열풍'으로 전국에 100개 넘는 출렁다리가 생겼지만 거창의 이 출렁다리는 상상 초월. 놀랍게 Y자 구조다. 세 점을 잇는 Y자 모양은 국내 최초다. 심지어 우두산 세 봉우리를 아슬아슬하게 연결한다. 잠깐 눈을 감고 상상해 보시라. 길이 45m, 40m, 24m짜리 다리 3개가 천길 낭떠러지 허공에서 Y자로 만난다. 전체 길이는 109m. 까마득히 내려다 보이는 벼랑의 깊이는 무려 60m. 심지어 교각도 없다.
당장 달려가고 싶더라도 이 시국에는 참아야 한다. 개통과 동시에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서다. 당연히 직접 밟아보진 못한다. 보통 등산을 시작하는 '항노화힐링랜드 주차장'에서 등산로를 따라 600m쯤 오르면 되는데, 지금은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하산길에 눈으로 보는 랜선 투어만 할 수 있다. 우두산 정상을 찍고 하산 방향을 철쭉 군락지 마장재 쪽으로 잡으면 된다. 이 일대는 마을 이름들도 대부분 소 관련 명칭이다. 가장 유명한 마을이 우혜마을이다. 가북면에 있는 이 마을은 소가 맹수에게서 어린아이를 구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소 구유를 뜻하는 구수마을, 쇠불알 뜻하는 우랑마을까지 있을 정도니 정말이지, '말 다했소'다. 어쩌겠는가. 소 관련이라는데. 기꺼이 소가(속아) 넘어가준다.
▶거창 즐기는 Tip
거창 소 투어만큼이나 유명한 포인트가 놀랍게도 휴게소다. 거창 휴게소의 인증샷 최고 포인트는 전국 유일한 초대형 사과 모양 전망대. 청송 사과만큼이나 거창 사과가 유명하다.
■ 같이 가보소, 전국 소 투어 명당
미황사 전남 해남 달마산의 명물 미황사(美黃寺). 어여쁜 소가 점지해준 절이란 뜻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가장 남쪽에 있는 사찰로 꼽힌다. 경전과 불상을 싣고 해안에 도착한 의조 스님이 봉안할 장소를 고심하던 중 경전 등을 실은 소가 크게 울며 눕는 꿈을 꾸고 나서 그 자리에 통교사를 짓고 다시 소가 멈춘 곳에 미황사를 일군 것으로 전해진다.
소길리 한때 가수 이효리가 거주하면서 뜬,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도 소 투어 핫스폿이다. 소길리 옛 지명은 우로리(牛路里). 소가 걸은 길이라는 뜻이다. 애월 해변은 요즘 카페촌으로 천지개벽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명당으로 탈바꿈했다. 제주와 함께라면 등 맛집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서귀포시 쇠소깍과 우도 역시 포인트다.
경남 우포늪.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우포늪 경남 창녕 주민은 유어·이방·대합·대면 등 4개 면에 걸친 우포(牛浦)늪을 '소벌'이라고 불렀다. 우포 북쪽에 있는 우항산(일명 소목산)을 하늘에서 보면 소의 목처럼 생겨서 소가 목을 내밀고 늪에서 물을 마시는 모양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국내 최대 규모 자연내륙습지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 생태계 보고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자료출처 : 매일경제 2021-01-15
news.mk.co.kr/newsRead.php?no=49764&year=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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