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을 쥐는 힘인 악력(손아귀 힘)이 신체건강과 연관성이 깊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악력은 전신 근력과 근육량을 가늠하는 간이 지표다. 빠르고 간편하게 근육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체력측정 등의 용도로 흔히 활용된다. 정상 악력 기준은 연령,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노년기 건강을 좌우하는 근감소증 진단기준에서는 남성의 경우 악력이 26kg, 여성의 경우 18kg 미만일 경우를 ‘저악력(근감소증 의심)’으로 평가한다.
악력이 약하면 삶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 연구팀이 국내 20세 이상 성인 462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악력이 전체 인구집단의 하위 4분의 1로 매우 낮을 때, 남성의 경우 ‘운동능력의 문제’가 1.9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서는 악력이 약한 그룹에서 ‘운동능력의 문제’가 2.12배 증가했다. 악력에 따라 빈혈 위험도도 차이가 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 연구소 기유미 한의사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7)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663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정상 악력 그룹에 비해 약한 악력 그룹의 빈혈 유병률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이 2.13배, 65세 이상에서 1.92배 높았다. 이외에도 악력이 셀수록 뇌질환, 당뇨, 고혈압 등 질환 위험이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단순히 ‘악력’을 건강을 연결 짓기보다는 ‘근육’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배하석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대한스포츠의학회 부회장)는 “악력은 전신적인 근육의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에 불과하다. 유독 악력이 세거나 악력 운동을 많이 했다고 해서 건강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과 근력이 건강을 좌우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배 교수는 “오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년층일수록 ‘생활 근육’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이용하는 근육, 가지고 있는 근육을 훈련시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운동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자료출처 : 국민일보 2021-04-19
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87416&code=141300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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